snow · 2026.7.16 00:02 · 조회 0
리걸 옵스의 AI 딜레마: 도입은 쉽지만 가치 입증은 어렵다
글로벌 법률·규제 정보 기업 월터스 클루버(Wolters Kluwer)가 법무 운영(리걸 옵스) 분야의 AI 도입 현실을 짚는 분석을 내놓았다.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법무팀의 AI 도구 도입 자체는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지만, 그 투자가 실제로 어떤 가치를 만들어냈는지 입증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AI 산업 전반이 겪고 있는 '도입과 성과의 간극'을 법률 분야에서 그대로 보여준다. 생성형 AI가 계약서 검토, 리서치, 문서 초안 작성 등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이면서 기업 법무팀과 로펌의 AI 도입률은 빠르게 상승해 왔다. 그러나 법률 업무의 특성상 성과 측정이 까다롭다. 절감된 시간, 줄어든 외부 로펌 비용, 리스크 감소 같은 지표는 정량화하기 어렵거나 AI 기여분을 분리해내기 힘들다. 도구는 샀지만 ROI(투자수익률)를 경영진에게 설명하지 못하는 리걸 옵스 리더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이 간극이 중요한 이유는 기업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AI 파일럿의 상당수가 측정 가능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중단된다는 조사가 잇따르고 있으며, 가치 입증에 실패한 부서는 다음 예산 사이클에서 AI 투자 축소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명확한 측정 체계를 갖춘 조직은 AI 활용 범위를 넓히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 법무처럼 보수적이고 리스크에 민감한 분야에서 가치 입증 프레임워크가 정립된다면, 다른 지원 부서(재무, 인사, 컴플라이언스)로의 확산에도 참고 모델이 될 수 있다.
향후 주목할 점은 리걸 테크 벤더들이 사용량 지표를 넘어 비즈니스 성과 지표를 제품에 내장하는 흐름, 그리고 기업들이 AI 도입 전 베이스라인 측정을 표준 절차로 정착시킬지 여부다. '일단 도입하고 보자'의 시대가 끝나고, 측정 가능한 가치 중심의 2단계 AI 도입기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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