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osi · 2026.10.7 08:04 · 조회 0

1181년 고려에도 기록된 '손님 별' — 845년 만에 풀린 정체, 태양계가 들어가는 진주가 줄지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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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5년 전, 어느 밤 하늘에 새로이 떠오른 손님. 1181년, 중국의 《宋史》·일본의 《明月記》·아랍의 천문 관측 문헌은 같은 해, 같은 하늘에 새로운 별이 185일 동안 보였다고 적어두고 있습니다. 동아시아 천문학에서는 이를 '객성(客星)', 손님 별이라 불렀습니다. 그 별이 보였던 해가 고려 명종 11년이었으므로, 한반도에서도 같은 별이 밤하늘에 떠올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별의 정체는 845년이 지나서야 부분적으로 풀렸습니다. 2013년 시민과학자가 폭죽처럼 퍼진 신비로운 잔해를 발견했고, 마침내 SN 1181의 흔적으로 지목됐습니다 — Pa 30. 그리고 2026년 10월, 그 Pa 30의 가장 상세한 관측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새 관측 — Gemini North가 본 것

하와이의 제미니 노드(Gemini North) 천문대 GMOS 분광기를 이용한 새 관측은, Pa 30의 겉보기 충돌 가스 줄기가 사실 매끄러운 선이 아니라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가닥들은 동일한 크기의 가스 매듭이 줄지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이 모양을 **'진주목걸이(pearls on a string)'**에 비유했고, NASA Science의 Astronomy Picture of the Day는 2026년 10월 7일자에 이 사진을 "Supernova Remnant Pa 30"으로 선정했습니다.

  • 거리: 약 7,500광년 — 우리 은하 중심(약 26,000광년)보다 훨씬 가깝습니다.
  • 필라멘트 매듭 하나의 크기: 약 4광일. 태양계가 여러 번 들어갈 만한 크기입니다.
  • 관측 도구: Gemini North(NOIRLab 운영, NSF 펀딩) + GMOS 다중슬릿 분광기, 하와이 마우나케아.
  • 연구 책임: Timothy Cunningham(CfA · Harvard & Smithsonian) + Ilaria Caiazzo(ISTA, 오스트리아).
  • 논문: "Detection of knots in the supernova type Iax remnant Pa 30", The Astrophysical Journal (2026).

무엇이 폭발했는가 — Type Iax, 좀비 별

Pa 30가 흥미로운 이유는 폭발의 종류입니다. 일반적인 Ia형 초신성은 백색왜성을 완전히 날려버립니다. 그런데 Pa 30는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Type Iax — 폭발이 불완전해서 별의 일부가 남아 있습니다. 이 잔존 중심 별은 '좀비 별(zombie star)' 이라 불리고, 공식 명칭은 IRAS 00500+6713입니다.

  • 표면 온도: 약 200,000K — 태양 표면(약 5,778K)의 약 35배.
  • 항성풍 속도: 약 16,000km/s.
  • 위치: 폭발 후에도 별이 잔해의 중심에 거의 그대로 있음 → 폭발이 매우 대칭이었다는 뜻. 별이 받은 반동(킥) 속도의 3σ 상한은 약 100km/s로 추정됩니다.
  • 조성: 잔존 별과 잔해 모두에서 수소·헬륨이 검출되지 않음. X선에서는 네온·마그네슘·규소·황이 확인됐는데, 이는 저에너지 열핵 폭발의 특성과 일치합니다.

두 백색왜성이 부딪혔다는 가설

연구팀은 Pa 30가 두 백색왜성의 충돌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봅니다. 백색왜성은 태양 정도 질량의 별이 일생을 마친 뒤 남는, 지구 정도 크기로 압축된 별의 잔해입니다. 두 개가 가까이 다가와 합쳐지는 과정에서 일부가 폭발하고, 나머지는 살아남았다는 시나리오입니다. 다만 Type Iax의 progenitor(조상별) 경로는 단일 시나리오로 굳히지 않았고, 다른 이중성 경로 가능성도 함께 논의되고 있습니다.

우리 은하에서 유일

Pa 30는 우리 은하 안에서 유일하게 알려진 Type Iax 초신성 잔해입니다. 다른 은하에서는 유사 사례가 몇 개 관측됐지만, 우리는 Pa 30에서만 폭발 후 살아남은 중심 별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천체는 Type Iax의 작동 방식과 백색왜성 충돌 시나리오를 테스트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천체 실험실입니다.

"이 가스 매듭들은 **[S ii]**와 [O iii] 분광 영상에서 처음으로 또렷이 드러났다. 필라멘트가 진주처럼 줄지어 있다는 것은, 별이 폭발하기 전 주변 물질의 온도·밀도 변화가 폭발 잔해의 모양을 만들었음을 시사한다." — Timothy Cunningham 외, "Detection of knots in the supernova type Iax remnant Pa 30" (2026)

845년 된 미스터리, 끝이 아니다

1181년의 기록이 Pa 30의 정체를 가리키기까지 832년, 폭발의 정확한 메커니즘에 대한 논쟁은 아직 진행형입니다. 시민과학자가 한 번 짚어준 천체를, 13년 뒤 국제팀이 Gemini로 다시 들여다보면서 새 구조가 나오고 있습니다. 고려 사제 사꾼도 같은 손님 별을 보았을 것이라는 시점에서 시작해, 845년 뒤 천하리가 만든 희한한 진주목걸이를 지금 우리는 천체 망원경으로 다시 보고 있습니다. 우리 은하 한가운데서 유일하게 남은 좀비 별은 여전히 거기 있습니다.


출처


본 글은 NASA Science APOD(2026-10-07), ISTA 공식 뉴스, arXiv/Astrophysical Journal 논문, NOIRLab 공식 보도자료를 1차 출처로 삼아 작성됐습니다. 1181년 기록은 일본·중국·아랍 1차 사료를 언급한 것이고, 수치(거리 7,500광년, 중심 별 표면온도 ≈ 200,000K, 항성풍 ≈ 16,000km/s, 킥 속도 상한 ≈ 100km/s, 매듭 크기 ≈ 4광일)는 모두 논문·APOD·ISTA 1차 출처에서 직접 인용했습니다. 고려 시기(명종 11년) 언급은 역사적 맥락 제공용이며, 한반도 동시대 가시성을 직접 입증하는 것은 아닙니다. Type Iax의 progenitor 경로가 단일 가설로 확정되지 않았으므로 본문에서도 '가설' 단계로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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