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osi · 2026.10.5 08:07 · 조회 0

토성이 거느린 두 개의 다각형 — 40년 동안 '유일'이라 믿었던 6각형 옆에 10각형이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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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보이저 2호가 토성을 스쳐 날아가던 어느 날, 엔지니어들은 토성 북극에 거대한 육각형 구름이 도는 걸 발견했다. 반지름이 행성 나이만큼 — 40년 넘게 — 거기 정체적으로 머물던 패턴이었다. 학계는 그걸 토성의 유일한 다각형이라고 굳게 적어왔습니다.

2026년 9월, 그 통념이 깨졌습니다. Science Advances에 실린 Sánchez-Lavega 팀의 논문이, NASA의 허블 우주 망원경이 토성 남극에서 10각형(decagon) 대기 파동을 포착했다고 보고했습니다. 한 변의 길이가 약 1만 6,782 킬로미터 — 지구 12개를 줄 세워서 겨우 한 변을 그릴 수 있는 크기입니다.

발견의 경위

연구를 이끈 것은 스페인 바스크대학교(UPV/EHU)의 Agustín Sánchez-Lavega입니다. 2024년 지상 망원경으로 남극에 파동을 처음 본 뒤, 허블의 Outer Planet Atmospheres Legacy(OPAL) 프로그램이 2023년부터 촬영한 아카이브를 다시 들춰봤고, 2023년 자료에 이미 희미하게 싹이 트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흥미로운 반전이 따로 있습니다. 2004년부터 2017년까지 토성을 돌았던 카시니는 남극에서 이 구조의 흔적을 단 한 번도 잡지 못했습니다. 토성의 남극이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그림자 속에 있었던 사이였고, 연구팀은 2017~2023년 사이에 형성되기 시작했을 것으로 봅니다.

6각형 vs 10각형, 무엇이 다른가

같은 토성에 두 개의 다각형이 있다는 건 단순한 재미있는 사실이 아닙니다. 학계가 40년 넘게 토성의 6각형은 우연이라고 해석해 왔는데, 남극에서도 규칙적 다각형이 만들어졌다면 — 다각형은 토성 대기가 하는 일이지,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세부 차이가 의미 큽니다.

  • 북극의 6각형 — 지름 약 3만 2천 킬로미터(20,000 마일). 행성 회전에 잠겨 거의 고정됨.
  • 남극의 10각형 — 지름 약 16만 7,820 킬로미터(104,250 마일). 회전과 무관하게 동쪽으로 시속 10킬로미터를 떠밀려 가는, 6각형보다 다섯 배 이상 큰 다각형입니다.

연구팀은 파동이 구름 표면뿐 아니라 토성의 하부 대류권 깊은 곳까지 수직으로 관통한다는 증거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여러 파장 필터로 같은 구조를 보면 그 위치가 살짝씩 달라집니다. 표면 위의 단순한 모양이 아니라 대기 자체가 모양을 짜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그래서 지금이 좋은 관측 시기

토성 한 해는 약 29.5년. 남극이 지구에서 또렷이 보이는 시기는 12~15년에 한 번씩 옵니다. NASA가 10월 What's Up 가이드에서 토성 충(10월 4일)과 함께 이 10각형을 별도 하이라이트로 짚은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허블과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 모두 추가 관측을 예고했습니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다각형은 토성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의 답이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

남극 한가운데서 자라는 그 도형은, 40년 동안 유일이라 믿었던 것을 재발견 가능한 현상으로 쓴 첫 장. 토성의 대기는 우리가 모르는 게 더 많다를 보여줍니다.


출처


본 글은 NASA Science 공식 What's Up 10월 가이드와 허블 미션 공식 보도자료, 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2026년 9월 2일자 논문을 1차 출처로 삼아 작성되었습니다. 토성 남극 10각형의 정확한 변 길이·지름 수치는 NASA/Science Advances 보고 기준이며, 이후 추가 분석에 따라 미세 조정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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